한국외방선교수녀회

오늘 모두 너무 행복했다, 고맙다 - 방글라데시 김콘솔라따 수녀

관리자 2022.04.15 10:59 조회 : 1508

 오랜만에 소식 전해 드립니다.

 이제 이곳도 뿌연 먼지 속의 건기가 끝나가고 새잎이 돋고 꽃이 피어 생기가 느껴지는 봄이 돌아왔습니다.

COVID-19로 꽁꽁 닫혀 있던 학교의 문도 활짝 열리고 등교하는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인사 소리와 웃음소리들이 2년여 동안 침울하게 가라앉았던 분위기들을 어느새 멀리 날려버립니다.   


 모든 것이 멈춰 섰던 지난 2년은 모두에게 힘겨운 시간이었고 한편으로는 잠시 멈춰서 지난 온 삶을 반성해보며 앞으로의 삶을 다시 계획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역시도 어쩔 수 없이 봉쇄되어 꼼짝 못 하고 울타리 밖으로 나갈 수 없었던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이 시기가 길어지면 선교사로서 이곳에서 나의 역할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외부 활동도 많이 줄어들어 많은 사람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음을 알아챈 순간 뭔가 이곳 신자들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의 특징적인 것이 크리스천 공동체가 마을 단위로 이루어져 있기에 마을 단위로 성경을 보급하고 가족 성경 읽기를 장려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작년에 지인 신부님의 도움으로 성경을 구입하여 4곳의 마을에 성경을 200여 권 보급하게 되었고 그중 우리 수녀원 바로 옆 마을에 성탄 행사로 첫 성경 퀴즈대회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한 달 전부터 퀴즈대회를 공지하여 각 가족에서 한 명씩 대회에 나올 수 있도록 비를 시켰습니다. 코로나로 꼼짝 못 하던 시기에 오랜만에 마을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가 되다 보니 마을 사람들 모두 열심히 성경을 읽고 준비하였기를 기대하였습니다.


 퀴즈대회 당일 약 300여 명의 마을 사람들이 일찌감치 학교 운동장에 참석하여 저녁이 될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고 함께 해 주시는 모습, 그리고 끝나고 상품을 나누는 가운데 함께 즐거워 해 주고 축하해 주는 모습을 보며 흐뭇했습니다. 그리고 마을 지도자와 몇몇 동네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와 오늘 모두 너무 행복했다, 고맙다라며 인사를 할 때 감동적이었습니다.

 

 너무도 힘든 시기인데 오늘 하루이지만 모두가 함께 모여 귀 기울이고 서로를 응원하며 크게 웃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내년에도 하느냐?”잔뜩 기대하고 희망하는 그들의 모습에 어려움 중에도 함께 모여 기쁨을 나눌 기회가 우리에게 자주 생기기를 희망해 봅니다.

 

 주님 안에서 모두 영육으로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회지 통권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