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방선교수녀회

감사와 보은 - 안형렬 마태오 신부. 한국외방선교회

관리자 2022.04.15 10:37 조회 : 1083

알렐루야!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안형렬 마태오 신부. 한국외방선교회


  이 찬란한 아침에 한국외방선교수녀회 회원 모두는 삶의 자리 곳곳에 계신 모든 회원님들과 은인분들을 떠올리며 부활의 인사를 전합니다.


“주님 부활의 참 기쁨이 늘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이렇듯 우리 교회는 매년 부활의 기쁨을 노래했지만 그간 한국 사회는 수많은 사건사고와 변화들을 마주했고 그 속에서 크고 작은 진통들을 겪으며 한걸음씩 내딛고 걸어왔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각자의 목소리가 다양한 소리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러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종교계 내에서 특별히 우리 그리스도교 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주님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제일 먼저 접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사회 어느 곳에 서 있어야 하고 또 어떠한 소리를 내야 하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는 참으로 하느님의 지혜가 필요한 일입니다.


  사실 이러한 상황은 놀랍게도 이미 구약의 예언자들도 당면한 문제였습니다. 그들 또한 야훼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으로서 지금 이 순간 어떠한 곳에 서 있어야 할지 또 어떠한 소리를 내어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했던 신앙인들이었습니다.


 “과연 무엇이 하느님의 뜻에 맞는 일인가?”


  예언자 예레미야는 야훼 하느님과 맺은 계약을 어기고 우상숭배와 악행을 일삼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의 심판이 다가 왔음을 경고하고 질책하는 예언자였습니다. 그는 이스라엘을 향해 이렇게 외쳤습니다.


  “하느님의 백성이란 자들이 남을 속여 약탈해온 재산으로 제 집을 채우고 남의 권리 같은 것은 아랑곳없다는 듯, 고아의 인권을 짓밟고 빈민들의 송사를 공정하게 재판해 주지도 않는다.”하고 외쳤습니다. 그는 또 이러한 비판을 왕과 권력자들 앞에서 서슴지 않고 했습니다. 때문에 왕과 권력자들에게 그는 배척의 대상이 되었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고통과 박해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그는 특히 성전에서 예배만 드리면 그 어떤 위협에서도 보호받을 수 있다는 당시의 그릇된 신앙을 질책하면서 성전에 머무는 것만으로는 구원의 담보가 될 수 없으며 하루 빨리 올바른 생활과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예배의 자세를 갖추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그렇게 할 때에만 하느님께서는 새로운 계약을 통해 당신의 백성을 새롭게 모아 새 공동체를 이루신다고 예언했습니다.


  이처럼 예언자 예레미야는 왕과 권력자들이 행하는 예배, 그들이 말하는 법과 정의가 아닌 하느님 편에서의 법과 정의,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참된 예배에 대해 얘기했던 것입니다. 아울러 그 분이 바라시는 법과 정의는 힘이 없어 자신의 권리나 인권이 짓밟힌 이들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고, 고통당하며 울부짖는 억울한 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라고 부르짖었던 예언자였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의 기쁨에서 이렇게 얘기하십니다.

 “한쪽에서는 고통과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는데도 태연하게 음식이 버려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다른 이들의 고통과 절규 앞에서 함께 아파할 줄 모르고 다른 이들의 고통 앞에서도 눈물을 흘리지 않으며, 그들을 도울 필요마저 느끼 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다른 누군가의 책임이지 우리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는가 싶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2차 바티칸 공의회는 그리스도의 예언직을 일컬어 “하느님 정의의 선포”라고 했습니다. 하느님의 기준과 시각으로 세상에서 하느님을 증거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주님 부활의 새날 그리스도의 예언직에 초대된 그리스도인들로써는 회피할 수 없는 사명입니다.

 

  일찍이 예레미야는 “저는 아이라서 말을 할 줄 모릅니다.”라고 했을 때 야훼 하느님께서는‘저는 아이입니다’라고 말하지 마라. 너는 내가 보내면 누구에게나 가야하고 내가 명령하는 것이면 무엇이나 말해야 한다. 이제 내가 네 입에 나의 말을 담아준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부활의 삶을 지향하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단순히 부활의 기쁨을 노래하기보다 하느님의 정의와 사랑을 선포하고 그분의 말씀을 전해야 하는 새 시대의 예언자요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삶과 신앙을 살아야 할 오늘날의 예언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부활의 참 기쁨을 세상에 알리는 길이라 믿습니다.


 “우리는 다 같이 예수께서 계시하신 진리를 간직하고 있는 자들이다. 예수께서 계시하신 진리야말로 예언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다.”

-묵시록 1910-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회지 통권4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