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선 주교의 삶

나의 묵주 이야기 - 고 최재선 주교님의 로사리오 신비

관리자 2022.08.31 10:01 조회 : 355

나의 묵주 이야기 - 고 최재선 주교님의 로사리오 신비


박순애 아나스타시아마산교구 신안동본당


 

수녀원 앞마당 노천 성모당 의자에 앉아 묵주기도의 라틴어 노래 은은하게 들려오는 소리에 절로 묵상 속으로.

 

 아름다운 묵주기도를 끝내고 뒤를 돌아보시며 미소 지으시는 주교님 모습은 어여쁜 아기처럼 환하게 보였고, 햇빛 속에 비친 수단 여기저기 수가 놓인 소매 끝은 낡아서 아른거림은 일생을 검소하고 알뜰하게 살아오신 청빈함이 잘 나타나 있음이니, 가난하게 생활하신 성모 마리아의 삶을 따름이라고 느꼈습니다.

 

 열심히 바친 묵주기도 은총으로 교황님 축복받으신 묵주 6만 개를 부산 교우들에게 나눠 주셔서 묵주기도로써 부산교구를 빛나게 발전시키신 주교님, 고관절로 인해 걷지 못할 것이라는 의사 진단에도 성모님 허리띠 묵주를 꼭 잡으시고 신뢰와 믿음으로 어린 아기가 첫발 내디디듯 조심조심 한발 한발 계단을 오르내리시며 매시간 올리신 로사리오 아름다운 장미꽃 송이송이, 다치신 허리 통증에 매서운 한겨울 저녁 서 있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성모상 돌기둥 붙잡고 이어지는 묵주기도에 마치 석상이 주교님 석상인 듯 보였으니 어찌 성모님의 사랑과 아들 주교님의 사랑이 합쳐지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6세부터 97세까지 당신 손에서 한 번도 놓지 않은 묵주이기에 돌아가시기 며칠 전부터는 손에 힘이 없어 묵주를 놓칠세라 손에 거머쥐시며 묵주기도에 더욱더 온 힘을 다 바쳐 올리신 당신. 깜빡 졸음에 다시 눈을 뜨시면 "묵주기도 하거라" 말씀하시고, 묵주기도 신비 속에 멈춰진 듯 평온하신 당신 모습은 마치 거룩하신 성모님 품 안에 안긴 듯한 신비스러운 행복의 기운으로, 자비하신 주님의 축복이 내리심으로 느껴졌습니다. "주님은 진실한 분이시다"라고 주교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받은 것 받은 줄 알아 감사해야 하고

 감사한 것 조금이라도 갚을 줄 알고

 받지 않아도 끝내 나눌 줄만 아는

 어버이의 마음으로 살고 싶다" (주교님 영적 일기 중에서).

 

 "제가 죽거든 허례허식 하지 말고 먼저 간 사제들과 똑같이 간단하고 검소하게 묻어주십시오. 마지막에 조금이라도 폐를 덜 드리고 싶습니다" (주교님 유언).

 

 주교님, 당신께서는 영원한 대사제답게 당신의 거처는 작은 경비실 작은 난로와 오래된 담요 하나, 그리고 그 옛날 초등학교 나무책상에서 쓰신 글. 경비실 앞 나무 전지와 청소는 당신 소화제, 기도와 일을 끝내시고 주무실 때 당신 가슴 위에 올린 손에 들려 있는 묵주는 얼마나 겸손이 드러나는지, 교우들의 표본이 되신 훌륭하신 고 최재선 요한 주교님 사랑합니다.

 

 로사리오 장미꽃밭에 방해되는 가시와 돌을 다 치우시고 황금 로사리오 밭으로 일궈내신 끊임없는 묵주기도의 힘, 당신 말씀대로 행복 참으로 복된 삶을 잘 사시다 천국에 가셨으니 승리의 묵주기도 위대한 십자가 묵주기도.

 

 영혼의 아버지이신 주교님, 진주 아나스타시아도 당신께서 올리신 묵주기도 십 분의 일만큼이라도 올릴 수 있도록 성모님께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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