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선 주교 장례식
최 주교는 선종하기 전날 교구 사제들에게 화환 등은 일절 받지 말고 간소하게 장례를 치르라고 유언했다. 조문 온 신자들은 “주교님의 검소한 성품이 간소하고 조촐한 장례를 통해서도 너무나 잘 드러난다”라며 애도와 존경을 표했다.
고 최재선 주교의 시신을 모실 천주교 양산 공원묘지에 도착하자 그쳤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고인을 마지막까지 배웅한 신자들은 ‘주교님 선종에 하늘도 슬퍼한다’라고도 했고 ‘주교님이 천당으로 가신 기쁨의 눈물’이라고도 이야기했다. 최 주교의 하관 예식에 참석한 신자들은 내리는 빗속에서 눈물을 닦으며 연도를 바쳤다.
계속해서 내리는 비속에서도 한국 외방 선교수녀회 수도자들은 자리를 끝까지 지키며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했다. 한국외방선교회 수녀들과 후원회원들은 최 주교님의 영원한 안식을 비는 연도를 바쳤다.
장순덕(로사) 씨는 “참으로 성모님 손 잡고 소풍처럼 뛰어다닌 삶이지 않으셨을까. 하늘로 돌아가셔서 아름다웠더라고, 주님 곁에서 평소의 모습대로 조용히 말씀하실 것만 같아요”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성 요한 비안네 성인을 좋아했던 최 주교는 방 곳곳에 그의 사진을 붙여뒀다. 평소 공부는 잘못했지만 훌륭한 성덕으로 성인이 된 비안네 성인을 자신과 비슷하다고 여겼다. 묵주기도를 많이 하고 좋아한 탓에 최 주교가 늘 앉아 책을 읽었던 책상 바로 옆에는 여러 개의 묵주가 걸려 있다. 새것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고 최재선 주교의 유품들에서 가난하지만 거룩한 목자의 모습이 저절로 그려졌다.
가톨릭신문. 최재선 주교 장례식 화보·이모저모
발행일 | 2008-06-15 [제26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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