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선 주교의 삶

한국 외방 선교수녀회 창설 3.

관리자 2022.07.27 10:35 조회 : 320

한국 외방 선교수녀회 창설 3.

 

교구의 동의를 받은 뒤에 약 일 년 반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1986515(성모성월)에 부산 범일동에 있는 건물에 지원자 20명이 생활을 시작함으로써 수녀원이 개원되었다.

 

항상 힘겹게 다가오는 것은 경제 문제, 즉 후원회원 확보 문제였다. 어려운 시기에도 감사할 일은 많았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본인들도 어려운 처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을 위해 큰 희생을 기꺼이 봉헌한 분들이었다는 사실이다.

 

그중 한 가지를 소개하면 이렇다. 어느 날인가 성가소비녀수녀회에서 나를 보자고 해서 만났더니 외방 선교수녀회를 위해 써달라며 500만원을 선뜻 기부하는 것이 아닌가! 당시 그 수녀회는 서울 월곡동에 있는 성가병원을 팔아서 부천에 새로운 병원을 해야 할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었으나 자기 회의 실정만을 생각한다면 남을 도울 형편은 못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큰 금액을 희사한 것이니 이 아니 고마운 일이 아닌가! 물론 내가 교구장일 때 그 수녀회가 의류 보세 공장을 운영하며 어렵게 살아가던 시절에 일만 달러를 준 일은 있었지만, 결코 어떤 대가를 바랐던 것도 아니었고 그 일 자체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또 교구장 시절에 내가 도움을 주었던 수녀회가 줄잡아 열 곳은 될 것이다. 그런데 유독 그 수녀회만큼은 도움을 잊지 않고 내가 어려울 때 나를 도와주는 그 마음이 얼마나 아름답고 고마운 일인가! 그 수녀원은 그 뒤 병원을 팔지 않아도 되게 되었으니 하느님의 축복 아닌가!

 

내가 외방 선교회와 외방 선교수녀회를 창설한 동기도 바로 이런 것이라고 하겠다. 즉 그동안 우리가 세계 교회로부터 받은 무수한 은혜를 잊지 않고 우리도 그에 보답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도리일 것이다.


 설립자 최재선 요한 주교 회고록

감사의 마음. 보은의 약속

편집 : 한국외방선교회. 김학현 미카엘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