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선 주교의 삶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 - 원로 주교의 삶과 신앙] 1. 윤공희 대주교...

관리자 2022.06.17 14:52 조회 : 284

한국인 주교님 중에서 특히 모금을 잘하셨던 분이 부산교구의 최재선 주교님이다. 최 주교님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중에도 주변에 도움을 청할 만한 외국 주교가 어디 있을까 하면서 살펴보기 바빴다. 다른 나라 주교들과 안면을 트기 위해 기막힌 방안도 마련했다. 공의회 기간 동안 매일 오전 총회가 시작되기 직전 참가 주교들은 모두 기념사진을 찍게 된다. 최 주교님은 이 기념사진을 구해, 그날 자신의 옆자리에서 사진을 함께 찍은 독일 주교님에게 사진을 선물하면서 도와달라는 부탁을 했다. 마침 그 주교님께선 전교 지방에 관심이 많은 분이었다. 총회가 없는 주일이면 그 주교님께선 전교 지역에서 온 주교들을 자신이 맡고 있는 독일의 교구 본당으로 보내 모금을 하도록 해주셨다.

또 한 분, 한국에서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을 도운 것으로 널리 알려진 슈왈츠(소 알로이시오, Aloysius Schwartz) 신부님도 모금하는 면에서는 유명한 분이었다. 슈왈츠 신부님은 당시 부산에서 사목하시면서 원조를 청하는 편지를 미국 전역으로 수천, 수만 통씩 굉장히 많이 보냈었다. 미국 전역에 그런데 편지를 받는 이들은 특별히 주교 서명이 직접 날인된 편지를 좋아했다. 최재선 주교님은 슈왈츠 신부님이 보내는 그 많은 편지에 서명을 하고, 심지어 고등학생 몇 명을 아르바이트로 구해 최 주교님의 친필 사인을 본뜨도록 배우게 해서 도움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러다보니 몇몇 미국 주교들은 공의회 중에 한국 주교를 만나면 ‘도대체 한국의 비숍 초이(Bishop Choi, 최 주교)가 누구냐’고 수소문하기도 했다. 심지어 도움 호소 편지를 취급했던 부산 우체국장은 엄청난 해외우편 실적 덕분에 승진까지 했다고 한다. 어려운 시기였지만 이처럼 재미있는 일화들도 종종 있었다.


정리 남재성 기자 namjs@catimes.kr


출처 : 가톨릭 신문


발행일 | 2022-05-01 [329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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