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선 주교의 삶

최재선 주교 숙소

관리자 2022.06.29 13:44 조회 : 287
최재선 주교 숙소
최재선 주교 숙소는 수녀원 정문에 붙어 있는 안내실이다. 6.6㎡(2평) 남짓한 서재 겸 응접실, 변기 하나 달랑 있는 화장실, 30년 전 어느 목수가 짜줬다는 침대가 놓여 있는 침실이 전부다. 책상이건 전등이건 모든 살림살이가 책장에 꽂혀 있는 서적들마냥 퇴색했다. 그 흔한 에어컨도 없다.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 여름을 선풍기 한 대로 났다. 
"이 정도면 호강이지, 뭘 더 바라? 수녀원에 딸린 주교관은 너무 거창한 것 같아서 필요한 사람 쓰라고 하고 난 이리로 내려왔어. 부자들이나 널찍한 거실에서 고급 소파에 몸 파묻고 사는 거지, 성직자는 그렇게 살면 안 돼. 예수님처럼 가난하게 살아야 해."
 낡은 책상 앞에 걸려 있는 작은 액자가 눈에 띈다. 사제들의 주보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1786~1859) 성화다. "비안네 신부님은 공부를 못해 신학교에서 쫓겨난 적이 있대. 머리가 아둔하셨던 것 같아. 그런 분이 성인이 되실 줄 누가 알았겠어. 나도 소신학교 때 성적이 좋지 않아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몰라. 공부 못하면 쫓겨났거든. 그때부터 비안네 성인한테 매달렸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야."

가톨릭 평화신문
[주교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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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8발행 [94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