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선 주교의 삶

성의 학교와의 이별 - 아픈 기억, 감사, 재회

관리자 2022.06.26 20:05 조회 : 264

성의와의 이별과 추억

 

지금도 내 마음에 아픈 기억으로 남는 일이 있는데 그것은 여자부에 경감해준 등록금마저도 내지 못해 시집갈 준비로 준비해둔 치맛감 한 폭을 받은 것과 또 하나는 남자부에 한쪽 눈을 못 본다 하여 신체검사에 불합격시켰던 일이다. 천주교회는 약자 편인데, 그들은 오늘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미안하고 사과하는 마음으로 만나고 싶은 심정이다.

 

아무의 재정적 도움도 없이 맨손으로 시작하여 이렇게 성공했다는 것을 생각하니 기적 같고 놀랍기만 하다. 지금 같으면 도저히 못할 것 같다. 정말 험한 고개, 높은 고개를 많이 넘었다. 어떻게 해서 이런 성공을 했을까? 나 최재선이란 인간이 했던가? 결코 아니다. 인간 최 재선이 한 것이 아니라 최 신부가 했고 교회란 뒷배경이 했다. 내가 신부가 아니었고 천주교란 뒷배경이 없었다면 못했을 것이다. 신부란 직책은 최 재선이라는 인간의 것이 아니요 교회의 공적인 것이다. 이 직책을 갖고 천주교회란 배경이 있기에 힘을 내었고 일반 사회인이 믿어 주었고 나도 교회 배경에 신뢰하고 일을 했다. 또 양심대로 했다. 일생 양심에 어긋난 일은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서 양심을 교훈으로 했다. 나 최 재선에게도 공적이 있다면 그것은 그때 그 시대적 환경을 잘 포착했다는 것과 등록금 등을 알뜰히 관리했다는 것과 그동안 한 푼의 보수도 받지 않고 전적으로 희생 봉사한 것이 약간의 공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상부 명령에 따라 정든 김천과 성의를 떠나 김천역에서 대구역까지 눈물을 흘리며 섭섭히 떠났다.

 

내용 : 설립자 최재선 요한 주교 회고록
『감사의 마음. 보은의 약속』
편집 : 한국외방선교회. 김학현 미카엘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