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갤러리

붉음에 대하여

관리자 2019.10.26 15:27 조회 : 1632

필리핀에서 언어 연수를 하던 시절에, 함께 살던 수녀님과 새벽에 묵주기를 하며 동네 한바퀴를 돌곤 했다. 어느날 어느 골목 어귀에 붉게 피어있던 그 꽃을 기억한다. 붉다고 다 같은 붉음이 아니란걸 느꼈다. 그토록 슬플만큼 붉은빛을 본적이 없다. 더러는 낙화되어 땅에 떨어져 있었는데,  그 붉음을 접한 후 내 머릿 속에 남은 붉음에 대한 이미지는 슬픔이었다. 며칠전 우리 수녀원 정원의 바위에 또 다른 붉음으로 길게 누워있는 담쟁이 ?넝쿨을 보자니 이번엔 그 붉음이 그리움으로 다가왔다. 하느님의 정원에 피어있는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는 하늘을 우러러 늘 그리움이 있는것 같다. 가슴에 그분을 품고도 모자라, 다소 그립고, 슬플만큼 그리웁게 이 길을 가는가보다. 완전한 일치를 이룰때까지 그렇게 가는 길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