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회 소식

가장 가난한 나라의 가장 빈곤한 계층의 아픔. 선교지 방글라데시. 김...

관리자 2022.12.26 09:51 조회 : 405

가장 가난한 나라의 가장 빈곤한 계층의 아픔

 

선교지 방글라데시. 김 콘솔라따 수녀

 

후원회원분들과 은인분들 모두 안녕히 잘 계시는지요?

저희는 여러분의 영적 물적 후원으로 잘 지내고 있고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온종일 바람이 제법 차갑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선풍기를 틀었었는데 며칠 사이에 갑자기 느껴지는 기온 차는 십 년 넘게 이곳에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이례적인 일입니다.

 

우리 공동체에서 도보로 5분 거리도 안 되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아주 넓은 쓰레기 처리장이 있습니다. 아무런 처리시설도 없이 매일 비닐류, 스티로폼, 박스 등 일회용 생활 쓰레기들이 그냥 버려지고 있습니다. 몇 년째 버려지고 쌓인 쓰레기들이 무더운 계절을 거쳐 내뿜는 독한 가스 냄새가 그 앞을 지날 때마다 코를 찌릅니다. 그 쓰레기 더미 위에는 소, 염소, , 돼지, 새 등이 먹이를 찾아 서성이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예전에는 난지도라는 쓰레기 매립장이 있어서 당시 커다란 문제였었는데 지금은 아름다운 공원으로 탈바꿈한 것을 보며 한국의 좋은 기술력이 이곳에도 전달되어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을 개선할 기회가 오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 봅니다만 요원한 일이겠지요.

 

이 가난한 나라의 정부는 아직 그런 환경 문제를 신경 쓸 여유가 없는 듯 보입니다. 사실은 환경오염, 기후 변화가 생기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게 되는 대상이 가장 가난한 나라의 가장 빈곤한 계층일 텐데 말입니다. 환경오염과 지구 오존층이 파괴되는 속도가 가속화되어 모두 지구촌 살리기를 외치는 시대이지만 방글라데시 이 시골 마을 대부분은 아직도 장작을 피워 밥을 짓습니다. 저희가 사는 주변 마을 역시 아직도 나무로 불을 때서 식사를 준비합니다. 흙으로 빚은 아궁이와 몇 개의 나무토막이 전부입니다.

 

아직 문명의 편리함을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에게 문명의 편리함이 가져온 폐해가 직접적인 삶의 터전 코앞에 놓인 것을 목격합니다. 결국은 우리 개개인이 편리함을 추구하던 생활습관으로부터 회개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작은 실천으로 이어질 때 우리 가난한 형제들이 사는 생활 터전을 구할 수 있음을 상기해봅니다.

 

유난히 힘겨운 올 한해 저희 후원회원님들 한 분 한 분께 아기 예수님의 사랑과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