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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서 주는 따뜻한 우유로 내 배를 채우고 싶어” - 선교지 모잠비...

관리자 2023.05.06 10:44 조회 : 242

유치원에서 주는 따뜻한 우유로 내 배를 채우고 싶어

 

선교지 모잠비크. 최 마리아녜 수녀

 

 

사랑하올 후원회원님들 안녕하십니까?

이곳은 지금 우기라서 비가 자주 내리고 가끔 폭우도 쏟아져서 여러 집이 밤새 무너지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1월부터 배고픈 시기라서 하루에 한 끼로 살아가는 가정도 많이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 아침, 폭우가 쏟아져 어른들도 모두 집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유치원 아이 중 몇 명은 폭우를 무릅쓰고 천으로 몸을 덮고 엄마 등에 업혀서 유치원에 도착했습니다. 아이가 교실로 들어간 뒤에 아이 엄마가 말했습니다. 비가 너무 오니 오늘 유치원은 가지 말라고 말했더니 아니야 오늘도 유치원에는 꼭 가야 해. 유치원에서 주는 따뜻한 우유로 내 배를 채우고 싶어그래서 어머니는 폭우 속에도 아이를 업고 왔다고 했습니다. 제 가슴 한구석이 먹먹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코로나로 인해 유치원 아이들이 28명이었는데 올해는 70명이 넘게 입학해서 행복하게 유치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유치원 소임을 하면서 가난한 아이들에게 좋은 영양식과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이 아이들과 가족들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 가난한 아이들을 찾아 가정 방문을 하고 가족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나눈 결과 약 20명의 가난한 아이들이 입학했습니다.

입학 우선순위가 생계유지가 어려운 가정들로 대부분 한 부모 가정입니다. 이곳은 피임약이 많고 낙태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한 젊은이들이 결혼하지 않고 같이 살다가 여자가 아이를 임신하거나 아이가 태어나면 남자가 가정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떠나버립니다. 우리 유치원에 입학한 아이 중 가난한 아이들은 거의 아빠가 없습니다.


한 가정에 8명의 어린이가 있는데 아빠가 모두 다른 아이들도 있습니다. 엄마 혼자 아이들을 낳아 기르며 돌보는 것을 보면 안쓰럽고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 싶어집니다. 아이들을 버리고 떠난 남편의 자리를 채우며 생명을 소중하게 돌보는 엄마들이 대견스럽고 고맙습니다.


 처음 유치원에 올 때는 두려움으로 얼굴이 굳어져 있지만 좋은 영양식을 먹고 친구들과 함께 놀고 공부하면서 차차 아이들의 얼굴이 환하게 변화됩니다.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열리는 마음과 희망을 보면서 저에게 이들을 맡겨주신 우리 주님께 감사드리고, 기꺼이 나눔을 실천해주는 후원회원님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양치질을 한 후 치아를 보여주며 자랑하는 3살 어린이

장난꾸러기 사랑스러운 어린이들

눈망울이 초롱초롱 빛나는 하느님이 보물들

생일 축하 후 파티

인형과 똑같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