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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시간을 돌아보며

변혜영 2017.10.05 12:32 조회 : 50
       

+.삶의 시간을 돌아보며

조용한 아침에 식탁에 앉아서 맛있는 음식을 입속에 넣으면서 냠냠 먹고 있는데, 한분 수녀님의 모친이 어제밤에 선종하셨다는 소식을 들려 주셨다. 갑자기 목이 탁 막히는 듯한 느낌과 함께, 세월의 흐름에서 죽음을 뛰어 넘어 비켜가는 이는 한사람도 없지만,또 이렇게 한분께서 하늘 나라로 돌아 가셨구나 하는 마음에서 아직도 이 세상에 남아서 숙제를 다 해야 하는 사람으로써 먼저 가신분을 향하여 잠시 나마 멈추어서 기도를 했다.

 

아침 청소시간에도 세상을 먼저 떠나신 이들을 기억하며, 또한 선종하신 분을 함께 떠올리며 기도를 계속 했는데,남은 가족들의 마음이 많이 서운할수 있기에 그들이 잘 이 시기를 지내길 또한 기억한다.

 

이렇게 가까운 이웃이 먼저 가고 나면, 더불어 삶의 시간을 돌아보게 되는데, 언제 그날이 올지 모르는 속에서 주변 정리를 좀 해야 겠다는 생각이다. 장례며 일정들을 몰라서 조금은 망설이다가 대녀수녀님께 전화를 하다가 그만 끊었는데, 마침 대녀수녀님이 전화가 걸려 와서, 일정들을 보면서 시간이 되면 만나기로 했다.

 

연도도 가야 하고, 장례미사도 참례해야 하니,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명절을 앞에 두고 선종하신 분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한다.

 

새들이 아침의 노래를 한껏 부르고 있다. 늘 자신만을 위하여 살지 않고, 늘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하지 않고, 늘 보다 넓은 세상의 이웃들과 함께 할수 있기를 희망하는데 그것이 그렇게 잘 되지는 않았으나,이 마음의 지향들이 좋은 결실을 거두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소임 4년차인 지금, 사무실과 나의 삶의 공간들과, 마음의 정리를 하여 이웃과 더불어 세상에 소금과 빛의 역할을 잘 할수 있기를 바라며,그날이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삶의 마무리를 매일 조금씩 조금씩 부지런히 잘 해야 겠다.

 

마음의 열쇠를 이젠 활짝 열고,나의 힘을 빼고, 그분의 힘으로써 더욱더 삶을 적극적으로, 밝게 살도록 하며 먼저 가신분들과 함께 사는 이들과의 아쉬움이 없는, 작은 것에 성실한 삶을 살아 보련다.

 

나에게 가장큰 삶의 보람이라면, 님을 만난 것이며,어릴적 초등학교 1학년때 그분의 상본을 보면서 한방에 뿅 가버린 그 순간을 떠올리면 지금도 웃음이 나오지만, 그리고, 그 상본과 동일한 상본이 지금 나의 눈앞에 있는데, 그분께서 지팡이를 한손에 들고, 양을 앉고 또한 양들이 주변에 가득한 그런 풍경인데,어릴적 기억을 한분 노신부님께 이야기 했더니, 그때의 동일한 상본을 한 장 주셨다. 소중한 상본을 사무실 책상앞에 두었는데, 매일 보는 즐거움이 있다.

 

학창시절에 사춘기 그때엔, 두 살위의 그 잘생긴(그때의 눈으로 볼때)분의 마음을 좀 빼앗아 보려고 매일 예쁜 공책에 유명한 시인들의 시를 적으면서 선물하려고 빼곡이 공책을 채우며 예쁜 글씨로 열심히 적었는데, 정작 선물을 하려고 공책을 포장하고는 너무 부끄럽고 용기가 없어서 그냥 집에 들고온 기억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도 참 웃습고 귀엾다.

 

청소년 시절의 그때엔 심각했던 많은 것들이 어른이 되어 살면서 하나씩 수수께끼가 풀렸고,각자의 시기가 다 좋지만, 지금 생각하면서 보면 오늘이라는 현재가 가장 좋다.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큰 축복이고 머리카락이 하나씩 하얘진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어쩜, 죽음이라는 관문이 가장 큰 삶에서의 축복이며 행복이라는 생각이 지금 든다. 장자크루소의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이 그분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대목에서 또한 우리 수녀님의 모친의 선종 소식에서 명절의 기쁨앞에서 인생을 마감하는 죽음이 사람에게 주어지는 가장큰 행운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이 행운을 잘 잡기 위하여, 매일의 매일의 삶의 잔잔한 부분들의 성실하게 감사하면서 사는 것은 참 좋은 우리들의 몫이고 즐거운 삶의 행복이라는 것을 안다면, 어제의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으면서 오늘을 더욱더 알차게 기쁘게 보낼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루의 삶이 자신의 마지막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면,정말 달라진 모습으로 삶을 향유할수 있으리라 본다. 오늘은 내일 맞을수 없는 마지막입니다!!!